후쿠오카 여행에서 직접 먹어본 인생 맛집 후기입니다. 하카타 스시집 토로 뎃카마키부터 텐진 모츠나베, 모모치 해변 함박스테이크까지 실제 방문한 다섯 곳을 정리했어요.
안녕하세요. 해봄이입니다. 후쿠오카 여행기의 마지막 편이에요. 이번엔 진짜 제대로 핵심 맛집 이야기만 풀어보려고 해요. 사진을 다시 꺼내 보면서 그날그날 먹었던 메뉴를 하나씩 복기해보니, 이 여행의 8할은 먹는 재미였다는 생각이 다시 들더라고요. 후쿠오카 맛집 투어를 계획 중이시라면 이 글 하나로 웨이팅 각오하고 가야 할 곳들 감이 잡히실 거예요.
하카타 맛집
하카타역에는 우산 맛집이 있어요. 일본은 우산이 튼튼하고 좋기로 유명한데, 그동안은 일본에 와서 우산을 살펴볼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마침 매장이 보여서 구경했어요. 저렴한 2만원대 우산부터 30~40만원대 우산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는 곳인데, 우산은 제가 잘 몰라서 사진으로 대체할게요. HANDS 우산이 진짜 튼튼하고 좋아 보였는데 너무 비싸서 고민하다가, 그래도 하나 겟 했어요.










첫날 저녁, 하카타역 지하 1층에 있는 스시사카바 사시스 KITTE 하카타점에서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겨우 자리를 잡았어요. 한 접시씩 나오는 걸 먹다 보니 왜 이렇게까지 기다리는지 이해가 됐어요. 6접시 정도 주문했는데, 제 입맛엔 참치 김초밥이 최고였어요.
연어알을 살짝 올린 연어 니기리, 레몬 한 조각을 얹은 아부리 새우 니기리, 부위별로 색이 다른 아카미와 주토로 참치 니기리, 김으로 감싼 도톰한 계란초밥까지 골고루 시켰어요. 여기에 이쿠라를 수북하게 올린 작은 이쿠라동, 바삭한 카키아게 튀김, 캐비어를 올린 자완무시(계란찜)까지 곁들이니 한 상 가득 진수성찬이었죠.
그런데 진짜 시그니처는 따로 있었어요. 바로 참치 뱃살이 두툼하게 들어간 토로 뎃카마키(とろ鉄火巻)였어요. 김으로 돌돌 만 마키 단면을 잘라보면 하얀 밥 위로 기름진 참치 살이 통째로 올라간 게 보이는데,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어요. 씹을수록 고소한 기름기가 퍼지고 참치 살점이 통으로 씹히는 식감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이 집에 가신다면 다른 건 다 빼도 이 토로 뎃카마키는 무조건 시키셔야 해요. 함께한 일행이 속이 안 좋아서 6접시밖에 주문하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쉬웠어요. 그리고 앞에서 얘기를 안 했는데, 제일 먼저 목을 축였던 나마비루는 정말 최고였어요.
옆 건물 1층에 있던 하카타 우오가시라도 스시집인데 사람이 많길래 지나가면서 눈여겨봤고, 사시스 매장 근처 하카타라멘 신신 KITTE 하카타점은 현지인들이 유독 많이 줄 서 있어서 다음번엔 여기도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찜해뒀어요.





텐진 맛집
텐진 숙소 근처에서 저녁을 먹은 곳은 토리야키 치도리(とり焼き 千鳥)라는 숯불 꼬치 전문점이었어요. 손님 대부분이 현지인이었던 걸 보면 관광객용으로 세팅된 가게는 아니더라고요. 메뉴판을 보니 비장탄으로 굽는 꼬치 종류가 정말 다양했는데, 나마비루 두 잔을 시작으로 모둠 꼬치와 계란말이를 시켰어요.
껍질 쪽은 바삭하게, 속살은 육즙 가득하게 구워낸 닭다리살 꼬치, 쫄깃한 목살 부위, 달콤짭짤한 소스를 발라 구운 완자 형태의 츠쿠네까지 종류별로 맛볼 수 있었어요. 폭신하게 부풀어 오른 계란말이도 곁들였는데, 위에 명란을 살짝 올리고 마요네즈를 곁들여 먹으니 술안주로 완벽했어요. 자릿세가 붙는 건 살짝 낯설었지만, 숯불 향 가득한 꼬치와 시원한 나마비루 조합만큼은 확실히 만족스러웠어요.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다른 메뉴도 시도해볼 생각이에요.




후쿠오카에 왔으니 모츠나베는 무조건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치후지 텐진점을 찾았어요. 예약 없이 갔다가 계단까지 이어진 줄에 살짝 당황했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어요. 시그니처인 된장 베이스 모츠나베를 주문했는데, 놋쇠 냄비 안에 두부와 부추가 나란히 쌓여 있고 그 위에 참깨와 고추가 솔솔 뿌려진 비주얼부터 예술이었어요.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서 곱창과 부추, 두부가 진한 국물과 어우러지는 냄새가 자리에 앉자마자 식욕을 자극했어요.
국물 한 입 먹자마자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어요. 곱창은 잡내 없이 야들야들했고, 국물은 걸쭉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계속 숟가락을 부르는 맛이었어요. 국물을 어느 정도 비운 뒤에 생면을 추가해서 먹었는데, 국물을 흠뻑 머금은 면발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어요. 자릿세와 1인 1음료 규정 때문에 나마비루를 곁들였는데, 이 조합이야말로 후쿠오카 밤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지막에 생우동면을 넣어서 먹으니 포만감이 확실했어요. 저희는 술을 많이 즐기는 편은 아니라 식사 위주였는데, 국물을 먹으니 소주 생각이 딱 나서 애주가시라면 꼭 들러서 소주나 사케 한 잔 곁들이시길 추천해요.


여행 마지막 날 아침, 마구로토 고항 쿠로다한에서 먹은 참치덮밥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였어요. 대마도산 참치를 직접 손질해서 낸다는 이 집은 매장 앞 대형 메뉴판만 봐도 얼마나 참치에 진심인지 느껴졌어요. 네기토로동부터 뎃카동, 츄토로동, 특상혼마구로동, 오토로아부리동까지 참치 부위별로 세분화된 메뉴가 줄지어 있었고, 저희가 방문한 날은 FastPass로 줄을 건너뛸 수 있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었어요.
저희는 네기토로덮밥과 특상 참다랑어덮밥을 주문했어요. 네기토로덮밥은 다진 참치 위에 노른자를 통째로 올려주는데, 숟가락으로 톡 터뜨려 비벼 먹으면 고소함이 배가 됐어요. 특상 참다랑어덮밥은 아카미(붉은살), 주토로(중뱃살), 살짝 아부리로 겉을 그을린 부위까지 켜켜이 올라간 구성이라 한 그릇 안에서 참치 코스 요리를 먹는 기분이었어요.








매장에 붙어 있던 안내문을 보니 이 덮밥을 즐기는 순서가 따로 있었어요. 처음엔 테이블에 있는 사시미 간장으로만 먹고, 그다음엔 곁들여 나오는 특제 참깨간장으로 맛을 바꿔가며 먹은 뒤, 마지막엔 참치 육수인 마시로유를 부어 먹으면서 마무리하는 방식이었어요. 국물을 부은 마지막 단계는 밥에 뜨끈한 육수가 스며들면서 또 다른 요리처럼 느껴졌는데, 진한 오토로는 입에서 그대로 녹고 아카미는 쫄깃하면서 감칠맛이 진했어요. 한 끼에 4만 원 가까이 나오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이 집은 텐진에 다시 간다면 가장 먼저 재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남았어요.
텐진 맛집 추천 마지막은 우연히 만난 택시 기사님의 추천 맛집이에요. K-POP을 좋아하는 딸이 있어서 본인도 같이 좋아하게 되셨다며 노래까지 불러주시던 유쾌한 기사님이셨어요. 사진에 구글 링크를 남겨뒀으니 참고해주세요.😘



모모치 해변 인생 함박스테이크
모모치 해변공원 근처 yuhi shokudou에서 먹은 함박스테이크는 이번 여행 전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시그니처인 함박스테이크 3개짜리 세트와 안창살을 함께 주문했는데, 작은 모래시계를 주면서 앞뒤로 3분씩 구운 다음 잘라서 1분을 더 구우라고 알려주셨어요. 시간을 딱 맞춰서 자르는 순간 육즙이 팬 위로 좍 퍼지는데, 그 냄새만으로도 이미 침이 고이더라고요.







상 위에는 갓 지은 밥과 된장국, 콩나물 무침, 채 썬 채소, 초생강까지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고, 간장 베이스와 매콤한 양념, 폰즈 소스까지 세 가지 소스를 곁들여 부위별로 다르게 찍어 먹는 재미도 있었어요. 겉은 살짝 바삭하고 안쪽은 촉촉한 육즙이 가득한 함박스테이크는 소스 없이 먹어도 고기 자체의 맛이 진했어요. 사장님 표정이 시종일관 무뚝뚝해서 조금 긴장했지만, 맛 하나는 확실했던 곳이라 후쿠오카에서 함박스테이크가 먹고 싶으시다면 망설이지 말고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이번 하카타·텐진 맛집 탐방을 정리하면서 느낀 건, 후쿠오카는 유명한 관광지보다 골목 곳곳의 식당 하나하나가 더 진한 기억으로 남는 도시라는 점이었어요. 참치 하나로 감동을 준 스시집, 숯불 향 가득했던 토리야키 치도리, 무뚝뚝해도 실력은 확실한 함박스테이크집, 진한 된장 모츠나베, 그리고 참치 부위별로 호사를 누릴 수 있었던 쿠로다한까지, 어느 곳 하나 빠짐없이 시그니처 메뉴가 확실했어요. 다음 후쿠오카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이 다섯 곳만큼은 웨이팅을 감수하고서라도 꼭 가보시길 권해드려요.